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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제주도민이 식민지 원주민인가?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새누리당 제주총선공약 실천본부 출범식 행사 참석 형식을 빌려 어제 제주를 방문했다.
이미 지난 총선 과정에서 제주를 ‘깜짝 방문’형식으로 찾아, 제주 현안에 대한 언급조차 하지 않아 많은 도민들로부터 빈축을 산적이 있다.
이번 방문 또한 제주총선 공약 실천본부 출범행사 참석이라고 하지만, 제주의 당면 현안인 4.3해결이나 신공항 건설문제에 대해 뚜렷한 입장이나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박위원장에게 제주는 관심의 대상이 아닌듯 하다.
더욱이 해군기지 건설문제와 관련, 이로 인한 첨예한 고통을 겪는 강정주민간의 갈등이나 제주사회의 갈등과 분열 등에 대한 해법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국가안보상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재차 강행 추진만을 강조했다.
나아가 "6, 70년대 감귤을 대대적으로 들여와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됐듯이 이제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또 마련해야 한다. 그러므로 해군기지는 제주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라고 언급한 대목에 이르러서는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한 마디로 6,70년대는 감귤로 먹고 살았으니, 이제는 제주가 해군기지로 먹고 살아야 한다는 논리다.
여기에, 전체 재정수익의 20%를 해군기지가 차지하고 있다는 하와이의 사례를 빌려 해군기지 건설강행의 당위성을 언급하고 있다. 방위비의 증대로 자체 경제성장 동력을 잠식당하고, 농업이나 대체 에너지 개발 투자에 대한 기회비용 조차 잃어버림으로서 경제적 안정을 이루기 위한 어떠한 대안적인 산업도 구축되지 못하게 된 하와이의 군경제 의존 경제구조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된 고찰이 앞섰는지 묻고 싶을 따름이다. 아울러, 9.11 테러사건 이후 하와이 미군기지의 확장으로 더 심화된 해군기지로 인한 환경오염, 사회문제 등은 또한 어떤식으로 검토되었는지 묻고 싶다.
그럼에도, 해군기지를 과거 제주발전의 커다란 동인이 되었던 감귤산업에 빗대어, 이제는 해군기지로 먹고 살면 된다는 식의 ‘성장 동력’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제주도민을 식민지 변방의 원주민 쯤으로나 여기는 발상이라고 밖에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박근혜 위원장의 제주방문은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권주자의 행보라는 점에서 제주도민들의 관심과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많은 도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제주도민의 민심이 드러난 만큼, 집권여당 새누리당의 수장으로서 보다 겸허한 태도로 제주의 발전과 현안해결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해법을 보여주길 기대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오히려 제주도민의 자존심에 또 다시 상처만 남겼을 뿐이다. 적어도 제주도민에게 만큼은 오만한 이명박 정권의 연장을 충분히 상상케할 따름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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